삶의 반대편에 들판이 있다면

🔖 살다와 떠나다를 구별할 수 없다면, 내가 여기 살고 싶다고 말할 때 너는 내가 떠나고 싶어 한다고 이해하겠지. 이젠 떠나고 싶다고 말하면 여기서 살고 싶다는 뜻으 로 이해하겠지. 그건 좋은 걸까 나쁜 걸까 아름다운 걸까.
그건 어두운 밤, 강을 건너는 새끼 오리 같은 것이거나 내 가 좋아하는 들판의 나무들처럼 슬프겠지. 살고 싶다는 말은 떠나고 싶다는 말에 지나지 않다는 것을. 아이오와에 오기 전까지만 해도 두 단어는 내게 정반대의 의미를 지닌 단어였지만 이제 이 단어는 아주 가깝고 유사한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. 자신이 사는 곳을 사랑하기란 얼마나 어려운가요? 이 질문은 아이오와에 온 날부터 내 마음 한편에 씨앗처럼 심어졌고 이제는 싹을 틔워버렸다.
웬디는 잘 모르겠으면 'live'는 짧게 내뱉어버리고 'leave'는 길게 발음한 뒤 약간의 여운을 남기라고 했다. 아아 알겠어. 삶은 짧은 거고 떠남은 긴 거구나.

🔖 일기를 다시 읽는 건 좋은 신호다. 적어도 당신이 당 신의 삶을 버리고 싶어 하지는 않는다는 점에서.

🔖 나는 요즘 일기를 아주 아주 많이 쓴다. 내가 깨달은 건 난 행복해도 된다는 것이다. 난 행복해도 슬픈 시를 쓸 수 있고, 행복해도 행복한 시를 쓸 수 있고, 행복해도 별로인 시를 쓸 수 있고, 행복해도 멋진 시를 쓸 수 있다. 사랑이 많으면 나는 더 많은 것을, 그리고 더 좋은 것을 쓸 수 있다. 행복할수록 나의 영혼은 더 세분화될 수 있음을, 시인이지만 나도 행복해도 된다는 걸 알아버린 것이다. 난 사랑받아야 하고, 사랑해야 한다.